
고팍스는 세계 3위 거래소 FTX가 지난해 11월 파산한 이후 사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고팍스는 고객이 맡긴 가상화폐에 이자를 주는 상품인 고파이(GOFi)를 운영해 왔는데, FTX 사태가 터지며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자 고객들의 예치금을 돌려주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금융 당국은 국내 5대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가 무너지게 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재차 혼란스러워 질 것을 우려해왔다. 이미 업계는 위메이드의 자체 코인 위믹스 상폐, 결제 서비스 코인인 페이코인 서비스 중단 등 여러 홍역을 앓아왔는데, 고팍스까지 무너지면 그 여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방수로 나선 업체가 바이낸스다. 바이낸스는 이미 지난 2020년 한국 진출에 나섰으나, 금융 당국의 규제로 인해 뜻을 접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고팍스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줘 금융 당국의 고민을 해결할 경우 관계 개선에 성공해 향후 규제의 벽을 낮추는데 도움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당국이 고팍스 처리 건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을 때, 먼저 바이낸스가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접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제안은 바이낸스가 추후 거래소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비해 미리 금융 당국의 환심을 사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바이낸스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산업 회복 기금(IRI·Industry Recovery Initiative)’을 통해 고팍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는 지원 발표가 난 뒤, 본인 트위터 계정에 “바이낸스가 한국 거래소인 고팍스를 인수했다”는 글을 올렸다 돌연 삭제하기도 했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고팍스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직접 인수에 대해선 아직 따로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달 안에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주요 주주로 올랐다는 발표가 나올 것”이라며 “3일의 자금 지원 발표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것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